얼마전 뽐게를 보니 Maxell DHP II 헤드폰이 아마존에서 $24라는 꽤 저렴한 가격에 올라왔다. 사실 Maxell에서 헤드폰이 나온단 소리를 첨 들었던지라, 댓글들을 쭉 보면서 품평을 살펴보니 시코 쪽에서도 상당한 호평이었고, 다들 가격대 성능비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정도의 평이 줄을 이을 정도... 결국 직접 나이트맨에 공구요청을 하게 되었고, 요청 30분이 안돼 물건이 등록되자 생각 없이 질러주고 말았다. 그리고 20여일의 기다림. 결국 내 손에 도착한 DHP II 헤드폰의 간단한 사용기를 늘어놓고자 한다.
착용 샷
0. 평가 환경
플레이어 - 마란츠 CD-63 Special Edition
소스 - 체스키 울티메이트 데몬스트레이션 디스크
1. 해상력과 공간감
사실 처음 왔을 때는 아무리 평이 좋다 한들 $24짜리 헤드폰이 얼마나 좋은 소리를 내 줄수 있느냐 하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외관이나 포장상태도 그렇게 고급스럽지 않았고, 용산역 구름다리만 건너면 가게마다 하나둘씩 걸려있는 싸구려 헤드폰와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약간의 실망감을 안고 체스키 CD를 63SE에 탑재했다. 매우 오랫만에 들어보는 황인용 아저씨의 구수한(?) 해설, 그리고 다음 트랙에서 레베카 피죤의 스패니쉬 할럼이 흘러나오는 순간 앞서의 선입견은 산산이 깨지는... 아니 눈이 녹듯 부드럽게 녹아버렸다고 해야 옳은 표현일 것이다.
이 헤드폰은 임피던스가 낮아 63SE같은 거치형 CDP에 직결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소리가 크다. 그런 상황에서 볼륨을 5이상으로 놓고 이 곡을 들을 수 정도로 부드러운 해상도를 자랑한다. 전용의 진공관 앰프에 젠하이저 HD600을 물려 들었을 때의 경이로운 소리도 아니다. 누구나 납득하고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는, 절로 "아 좋다~" 소리가 나올 수 있는 친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공간감에 있어서는 약간 아쉬움이 묻어난다. 사실 이 이상의 소리를 기대하는 건 이 가격대에서는 무리라고 생각했기에 기대는 크게 하지 않게 되었다. 여러 소리들이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들려왔는데, 해상력이 좋아 답답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짜피 공간감은 녹음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적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다.
2. 음색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역시 제법 단단히 조여진 저음부가 가장 마음에 든다. 포타프로의 퍼지면서 둥둥 울리는 조금은 과장된 저음이 아닌, 꽤 솔직한 소리를 들려준다. Vocal 역시 깔끔한 음색을 뽑아주며 상당히 선명하다. 피아노 음색은 아주 맑지는 않지만, 퍼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뻗는 느낌이 좋았다. 별다른 에이징이 없이도 균일한 음색을 들려준다.
듣던 도중 약간 귀에 거슬리는 잡음이 들리는게 흠이다. Hi HAT 같은 타악기 소리가 좀 그런편. 화이트 노이즈 같은 것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3. 착용감
가격과 유일하게 매칭되는 외관과 달리 착용감이 매우 편하다. 유닛이 생각보다 가벼워서 무게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유닛이 귀를 완전하게 덮기 때문에 무리가 덜 가지만, 소리는 좀 많이 새는 편인듯 하다. 겨울에 따뜻해서 좋다 -_-;;
4. 총평
환율 크리티컬을 맞아 5만원이 넘는 가격에 구입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돈이 별로 아깝지 않은 헤드폰. 지금 사용하는 포타프로, 젠하이저 PX200을 잠시 서랍속에서 쉬게 만들어줄 주력 헤드폰이 드디어 손 안에 들어왔다는 느낌. 그냥 미니기기에 직결해도 충분한 출력이 나와주므로 아웃도어용으로도 매우 적합했다. 나중에 다시 안정되면 여분으로 하나쯤 더 사놓고 싶은 물건이다.











